아이들에게 허구의 세상이 아닌, 현실적인 일상을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단순한 텍스트와 강렬한 그림으로 구성된 그림책, 즉 이야기 없는 그림책인 'Donald Crews, TRUCK(도널드 크루즈, 트럭)'을 소개합니다.
<목차>
1. 작품의 내용과 특징
2. Donald Crews(도널드 크루즈) 작가 이해하기
3. 수상 - Caldecott Honor(칼데콧 명예상)
4.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1. 작품의 내용과 특징
'TRUCK(트럭)'은 줄글이 없는 그림으로만 되어 있는 책이라 줄거리를 표현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작품을 보며 유추할 수 있도록 내용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Donald Crews의 'TRUCK'은 주인공은 커다란 빨간 트럭입니다. 이 트럭이 도시를 가로질러 운전사가 물건을 배달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트럭에 물건을 싣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도시의 거리를 가로지르며 이동합니다. 트럭은 터널을 지나가거나 주유하기도 합니다. 복잡한 도로를 지나기도 하고 비를 맞기도 합니다. 이 책에는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텍스트로 된 이야기가 없습니다. 텍스트는 간판이나 표지판 등 그림의 일부로 나타날 뿐입니다. 이미지로 작품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독자는 이 이미지를 통해 작품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작품에 표현된 이미지는 강렬한 색상으로 구성되며, 이동 경로 과정이 표현되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도시에서 트럭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자세히 알 수 있어 아이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미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TRUCK'은 이야기 글을 의미하는 텍스트는 없습니다. 이미지로 구성된, 말 그대로 진짜 그림책입니다. 독자는 이미지를 보며 상상하고 이야기를 도출해 내야 합니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텍스트 없이 이미지로 구성된 작품인 만큼 이 작품에서 이미지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작품의 이미지는 색상 대비를 강조하며, 흰 바탕 위에 선명한 빨강, 노랑, 파랑 등의 색상으로 그려졌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그림책은 이야기책으로 허구의 사건을 상상으로 풀어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TRUCK'은 도시에서 트럭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장면을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는데 이 점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TRUCK'은 이야기 글을 기재하고 있지는 않지만, 텍스트를 그림 안에 등장시켜 독자가 이야기를 상상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트럭을 통해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물류 배송 시스템과 이에 관련된 활동을 보여줍니다. 도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트럭에 대해 이해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Donald Crews(도널드 크루즈) 작가 이해하기
Donald Crews(도널드 크루즈)는 1938년 미국 플로리다주에 태어난 작가입니다.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책 작가로 활동했고 많은 어린이 그림책을 출판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Donald Crews의 작품들은 아름다운 색채, 그리고 섬세한 선으로 구성되어 있어 높은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Donald Crews의 "Freight Train"은 1979년에 출간되었으며, 총 8개의 색상과 미묘한 선의 효과를 이용하여 기차의 물건과 색상의 변화를 표현한 작품으로 Caldecott Medal을 수상하였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다루고 있는 'Truck' 작품 외에도 'School Bus', 'Flying', 'Sail Away' 등의 그림책을 출간하여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Donald Crews의 작품들은 아름다운 그래픽 디자인과 아주 섬세한 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Donald Crews 작품들은 자연스러운 대화체와 간결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미지 중심으로 제작되므로 어린 독자들이 내용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또한 Donald Crew의 작품들은 과감한 색상과 패턴의 조합으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이러한 작품 특성은 독자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전달합니다. 주로 일상적인 대상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독자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교육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3. 수상 - Caldecott Honor(칼데콧 명예상)
Donald Crews, 'Truck'은 1981년 Caldecott Honor 상을 받았습니다. Caldecott Honor(칼데콧 명예상)는 미국 아메리칸 도서관협회(ALA)가 매년 어린이용 그림책에서 예술성과 이야기 전달력이 뛰어난 작품에 수여하는 상입니다. Donald Crews는 'Truck' 작품을 통해 아이들이 무거운 화물차의 여행을 그림과 간결한 텍스트를 사용하여 표현하였습니다. 큰 화물차의 이동 경로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색감과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차량과 도시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었습니다. 이러한 특징들을 통해 이 작품의 높은 예술성과 이야기 전달력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점에 바로 Caldecott Honor 상을 받은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Truck'은 초록색, 노란색, 빨간색 등의 원색이 많이 사용하였는데 도시 모습과 차량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색상과 디자인을 통해 작가의 예술적인 감각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전체적인 책의 구성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트럭의 이동을 나타내는 과정에서 그림을 한쪽으로 치우치게 배치하거나, 한쪽 페이지에만 그림을 그려 놓는 등 구성을 보이는데 이를 통해 움직이는 트럭의 생생한 모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작가의 예술성 및 작품 구성에 대한 독특한 감각을 엿볼 수 있는 특성입니다. 우리는 그림책에 대해 일종의 편견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가령, 그림책에 기승전결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거나 일종의 감화 및 교훈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러한 편견에 해당합니다.
4.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Donald Crews의 'TRUCK' 작품을 읽고 난 후, 머리에 작은 돌멩이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지만 날카로운 것에 맞아 따금한, 그런 느낌 말입니다. 그래서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과연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요?
섬세하게 표현한 일상 모습에서 때로 우리는 깨달음을 얻기도 합니다. 이야기 글이 거의 생략되고 그림으로 채운 이 작품의 특징 덕분에 우리는 트럭의 일상 모습을 관찰하는 데 집중하게 됩니다. 평소 유심히 생각해보지 않았던 트럭의 행보를 따라가다 보면 생동감을 느끼게 됩니다. 현실 세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소소하지만 부지런한 일상으로 세상이 채워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트럭 역시 낯선 길을 지나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며 비를 맞기도 합니다. 트럭을 의인화하지는 않았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인간으로서 느끼는 장해물에 대한 두려움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트럭은 두려움을 느끼기보다 덤덤하게 지나가지만 말입니다. 무엇보다 트럭은 묵묵히 현실 세계에서 제 몫을 해내고 맙니다. 이 세상이 이렇듯 꾸준함과 인내심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면 문득 감동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물건을 배송하고 배송받는 그 지점, 즉 시작과 끝에만 관심 있던 우리가 중간 지점인 이동 과정을 관찰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현재를 직시하고 관찰하는 행위와 맞닿아 있기도 합니다.
한편, 다른 의미에서 이 작품은 현실적인 모습을 다루기 때문에 때로는 더욱 흥미로울 수도 있습니다. 건물, 길, 신호등, 사람들의 모습 등을 통해 도시에서의 생활과 이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고, 다양한 차량에서 나오는 검은 매연을 보며 도시에서의 환경 문제를 연결 지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을 확장할 수 있고, 현안에 관해 토론할 수 있도록 주제 설정의 여지를 두고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일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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